카카오 엔터프라이즈에서 인턴을 마치며

나중에 다시 이 글을 봤을 때, 어떻게 생각이 변했을지 궁금하네요.

저는 AI 기술팀 > 음성처리파트 > 음성합성셀에서 리서치 인턴으로 6개월간 근무했습니다. 기간 별로는 다음 업무를 진행했습니다.

능력에서 많은 성장을 이뤘기에 만족스럽습니다. 구현, 실험, 논문 읽기 등 공부는 대학원처럼 한 것 같네요. 성장의 결과는 차차 앞으로의 연구와 개발에서 보이는 걸로 하겠습니다 :) 이번에는 그 외에 이전 글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.

카카오 엔터프라이즈

후기와 별개로 회사를 자랑하고 싶어서 회사 장점들을 써보고자 합니다.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회사의 최대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. (물론 계열사by계열사, 팀by팀)

  • 자율출퇴근 및 재택근무
    • 매달 평일 하루 8시간으로 계산한 시간만큼 일하면 됩니다.
    •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면 야근밥(또는 식대) 이 나오는데 저는 해본 적이 없습니다.
    • 일정에 따라, 시간이 남거나 등등의 경우 자리를 비울 수 있으며 이를 오프라고 합니다.
    • 저는 평균 오전 11시 ~ 오후 8시 근무를 했습니다. (빠진 인턴..)
  • 수평적인 문화
    • 셀장님과 파트장님이 계시지만 수직적인 구조를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.
    • 영어 이름 + 상호 존대도 있겠지만, 시니어분들은 그게 없더라도 배려해주실 분들만 계셨습니다.
  • 인프라
    • 물리적 기기나 환경 등의 전체적인 인프라가 좋습니다. (노트북, 책상, 의자 등등)
    • 개인적으로 인턴이 GPU를 V100으로 96개까지 사용하며 실험할 수 있다는 점에 감동받았습니다.

이 내용만으로도 행복한 인턴 생활을 보냈겠지만, 소소하고 디테일한 복지들이 회사를 더 편하게 올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.

  • 사내 카페 및 커피 타임
    • (근무 시간 인정) 커피 마시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자유롭습니다. 양심에 찔리는 날도 많았지만 그래서 더 일하기도 합니다.
    • 보통 하루에 2번 정도 갔네요.
    • 8층 카페는 아이스크림과 허니요거베리가 맛있습니다.
  • 간식
    • 회사에는 간식이 꽤 곳곳에 비치되어 있습니다.
    • 시리얼, 우유, 견과류, 육포, 맛밤, 소시지, 과자, 음료 등등
    • 근데 저는 헛개차를 제일 많이 마셨습니다. (물 대신 마신 건데 종종 어제 술 마셨나는 질문을 들었다는ㅋㅋ)
  • 그 외
    • 수면실 : 종종 오프를 사용하고 잘 수 있습니다. (첫 출근에 식곤증으로 가서 잤던 인턴 나야나~)
    • 카카오프렌즈샵 : 사원증으로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.
    • 회식 : 더 못 간 게 아쉽습니다. 법카의 힘이란..
    • 옥상 : 노을이 질 때 꼭 올라가 보세요.

그 외에도 회사가 제공하는 복지는 많습니다. 코로나로 더 즐기지 못한 게 아쉽다는 점…

Groot.bin

가장 많이 듣는 질문인 영어 이름 : Groot.bin

카카오는 본사 포함 계열사 모두 영어 이름을 씁니다. 영어 이름은 *.* 형식을 사용하고 보통 . 앞의 부분으로 이름을 부릅니다. 제 이름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.

  1. 즐겁게 다니고 싶다. (질책을 들어도 잘 흘리고 싶다)
  2. 실력이 있고 싶다.
  3. 흔적은 남기고 가고 싶다. (관심받고 싶다(?))

그래서 상징적인 이름을 많이 고민했습니다. 그래서 원피스와 마블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는데 결과적으로 제가 바라는 모습은 그루트인 것 같아서 결정하였습니다. 단톡에서 첫 소개 때 아이엠그루트를 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쉽습니다.

이름만큼 유쾌하게 인턴 생활을 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!!

[마음가짐] 나만의 길을 가자

Carpe Diem의 참된 의미를 찾아서

저는 항상 자신에게 질문하는 습관이 있습니다. 혼자인 시간이 많아지면 특히나 그렇습니다. 회사에 다니고 남는 시간이 많아지면서, 학교에 다닐 때 했던 생각들을 더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.

  • 내가 입시에서 미끄러졌을 때, 그들에 비해 뒤처졌을까
  • 어리다고 건강하고 기회가 많을까? 나이가 들어도 성공하지 못하면 실패한 걸까
  • 내가 앞으로 목표하는 길의 평균이 내 길과 유사할까
  • 실력은 앞으로의 진로에서 얼만큼의 영향을 미칠까
  • 성과가 좋고 돈이 생기면 행복할까?
  • 노력은 정말 배신하지 않을까? 만약 진로를 다른 분야로 한다면, 지금까지의 노력은 무용지물일까?
  • 열정이 있어야 할까? 목표가 있어야 할까?

회사와 그 외에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이런 질문들에 대한 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. 단편적인 답변이라 단순하게 리스트로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.

  • 인생에 앞서고 뒤처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.
    • 본인의 만족과 불만족이 있을 뿐
    • 상대적으로 앞서 보인다고 한들 그게 행복을 주지는 않았습니다.
  • 절대적인 나이가 있지만 몇 년 정도는 크게 영향이 없습니다.
  • 일반적인 길이 있겠지만, 그 길이 꼭 내 길과 같지는 않습니다.
    • 그러니 조언은 잘 걸러 들으면 됩니다. 어차피 조언이 정답은 아니니까요.
  • 하드스킬은 제 기준의 lower bound를 넘기며 소프트스킬이 출중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.
  •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돈이 행복의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.
    • 하지만 주변 사람에게 더 많은 걸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돈은 어느 정도 행복을 살 수 있기도 합니다.
    • 우리는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좇아가며 삽니다. 그리고 가치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.
  • 노력은 자주 배신합니다.
    • 하지만 운칠기삼에서 삼을 위해 최선을 다해봅시다.
    • 그래도 최선을 다한 노력은 후에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돌아올 거라 생각합니다.
  • 열정도, 목표도 없어도 됩니다.
    • 열정이 넘치게 살 필요는 없습니다.
    • 궁극적인 목표는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, 모두가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.
    • 저는 열정도 목표도 있지만, 그걸 남에게 강요한 것은 후회합니다.

진로에 있어 선택에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.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를 추구하며 남에게 피해를 안 주면 되는 거 아닐까요?

공부나 일의 경우는 default로 생각하고 있고, 그 외에는 이런 생각을 항상 마음속에 담고 있습니다.

  • 현재 행복한가?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?
  • 현재 ‘나, 안수빈’으로 살고 있는가?

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. 순간의 선택이, 우연들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칠 때도 많았습니다. 선택하는 순간, 그 길에 충실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.

나만의 길을 즐기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.

[사람] 함께 가고 싶은 사람, 리더가 되자

매일 출근하며 즐거웠습니다. 가서 팀원을 만나서 새로운 하루를 보내는 게 즐거웠습니다. 회사에서는 팀원들 덕분에 여러모로 정서적인 안정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.

  • 여러모로 든든하고 따뜻한 리더와 시니어
  • 그리고 업무 외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팀원
  • 업무적으로 언제든 질문하면 답해주는 사수
  •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인턴

오랜만에 다시 막내가 되어 배우고, 공부하고, 의지할 수 있었습니다. 언젠가는 또 다시 함께 일하고 기여하고 싶은 팀입니다. 감사의 말을 더 많이 못해서 아쉽지만 또 좋은 곳에서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.

앞으로의 함께 일할 집단에서 그렇게 기억될 수 있게 노력해야겠습니다.

[건강] 운동과 휴식

지난 글에서 이야기한 산책은 1개월 정도 진행했고, 이후 2개월은 매일 헬스장을 갔습니다.

  • 하루에 2시간~4시간 정도의 시간을 운동에 할애했습니다. (출근 전/퇴근 후)
  • 식단 조절 겸 입맛이 없어 아침/저녁은 샐러드나 낫또 + 점심 1끼
  • 약속이 있는 날은 먹고 운동을 더 했습니다.

결과적으로 약 10~12kg 정도 체중을 감량했습니다. 그리고 이 페이스로 운동을 계속하고자 합니다. 건강 외에도 운동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생각을 비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.

일중독에서 조금 벗어나 여러모로 건강해졌습니다. 휴식을 온전히 즐기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.

회사가 자율출퇴근이라 운동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. 이 외에는 바디프로필 찍을 때, 건강 편 으로 돌아오겠습니다. :)

[그 외] 아쉬운 점

가장 아쉬운 점은 제 포지션이 기업에서 product가 서비스 되는 과정과 많이 멀었다는 점입니다. 사용자와 소비자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. 연구를 위한 연구를 추구하지는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됬다는 점.

두 번째로 기간의 끝이 정해진 순간부터 많이 늘어졌습니다. 업무를 추가로 하기도 애매하고, 그렇다고 일을 안 하기도 애매하고… 결국엔 흐지부지하게 보낸 시간들이 조금 있습니다. 뭔가 더 열심히 해서 팀에 도움이 되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. (스터디라도 열 걸 싶기도 합니다.) 마지막까지 알차게 채우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. 이 부분은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네요.

마지막은 회사에 있으니 개인 프로젝트를 할 여력이 많이 없었다는 점입니다. 그동안 개발한 코드를 깃헙에 공유할 수도 없고, 글로 공유할 수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. (코드나 자료 열심히 잘만들었는데ㅠㅠ) 회사에 있으니 한동안 페이지나 블로그에 글 수도 훅 줄었네요. 사이드 프로젝트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.

마치며

결론은…

카엔 정말 좋은 곳이니 저보다 더 잘하고, 멋진 분들이 많이 카엔에 갔으면 좋겠습니다. 앞으로도 카엔과 음성처리파트분들이 이 더 잘되길 응원합니다 :)

정든 곳을 떠난다는 게 힘들지만, 그만큼 반년간 소중하고 값진 경험을 얻고 갑니다. 이 경험을 안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또 준비해봐야겠습니다.


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. (If you want to go fast, go alone. If you want to far go together.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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